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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을 원한다면 그 벗을 위해서도 전쟁에 임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에 임하기 위해서는 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 벗을 최고의 적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 그대는 벗과 대적할 때 벗과 진심으로 가장 가까워야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벗을 원한다면, 그 벗과 마주할 용기, 때로는 부딪힐 마음, 심지어 불편한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두려움 속으로 들어갈 힘이 필요하다. 우정은 서로가 서로를 더 높은 자아로로 끌어올리기 위해 주고받는 것이다.

이때 “전쟁”이라는 표현은 자기 자신을 방어하느라 숨기거나 왜곡하지 않는 정직함을 뜻한다. 벗에게 진실을 말할 때, 그 진실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거나 관계를 흔들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그렇기에 우정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관계는 그저 서로의 취약점을 맞춰주는 편안한 사이에 머물 뿐, 더 높은 관계로 나아가는 힘을 갖지 못한다.

니체는 벗을 “최고의 적”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상대를 공격하거나 무너뜨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벗을 자기 안의 나태함·이기심·허영심을 깨우는 비판적 거울로 세우는 태도이다. 최고의 적은 우리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의 약점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그 약점에 맞서 싸우도록 돕는 존재다. 

또한 벗과 대적할 때 가장 가까워야 한다는 말은, 갈등이 곧 거리감이라는 일반적인 이해에 정면으로 맞선다. 오히려 진정한 친밀함은 서로가 갈등을 견딜 수 있는 신뢰에서 발생한다. 관계가 표면적일수록 서로가 불편한 이야기를 숨긴다. 그러나 깊은 우정은 말하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먼저 꺼내어 놓는다. 그 순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충돌을 견딘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단단하고 투명해진다. 

‘전투적 우정’은 상호 파괴가 아니라 상호 창조로 이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넘어서는 존재로 나아가도록 돕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함께 고양되는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니체의 말은 우정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편안함만을 제공하는 벗은 누구나 될 수 있으나, 당신의 삶을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벗은 흔치 않다. 그 벗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또한 그런 벗이 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직면과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실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기꺼이 긴장과 위험을 감수하는 것, 그것이 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