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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ὁ δὲ ἀληθὴς φίλος ἄλλος ἐγώ.” — “참된 친구는 또 다른 나이다.”
플라톤, 『리시스(Lysis)』 220b.
“ὁ δὲ ἀληθὴς φίλος ἄλλος ἐγώ”(진정한 친구는 또 다른 나이다)라는 명제는 플라톤의 대화편 『리시스』(Lysis)에서 소크라테스가 우정(φιλία, philia)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내용이다. 이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는 청년 리시스와 메넥세노스를 상대로, “우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우정을 ‘좋아함’이나 ‘이익이 되는 관계’로 우정을 규정하지 않고, 참된 우정은 선(ἀγαθόν, agathon)을 함께 추구하는 가운데 형성된다고 본다.
소크라테스는 먼저 인간이 ‘좋은 것’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좋은 것’을 사랑하는 이유는 ‘악’을 피하기 위해서, 즉 결핍을 채우기 위함이다. 이 점에서 우정은 결핍과 욕망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단순히 결핍을 메우기 위한 관계라면 그것은 일시적이며, 이익 관계가 없어지면 우정도 끝난다. 따라서 그는 진정한 우정은 유용성(συμφέρον)이나 쾌락(ἡδονή)을 넘어서는, 선 자체를 함께 사랑하는 관계라고 본다.
이 맥락에서 “진정한 친구는 또 다른 나”라는 말은, 친구를 ‘나의 유익을 위한 타자’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나와 동일한 도덕적 지향을 가진 존재’로 본다는 의미이다. 즉 친구는 단순히 나를 이해해주는 타자가 아니라, 나의 영혼(ψυχή)이 선을 향해 나아가는 길 가운데, 함께 길을 걷는 또 하나의 ‘나’이다.
오늘날의 관계가 이익과 감정에 기초한 일시적 관계를 추구하는 시대일수록,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나” 개념은 깊은 통찰을 준다. 참된 우정은 함께 선을 추구하고 서로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데 있다. 우리는 ‘좋은 친구’를 찾기보다, ‘좋은 친구가 되는 사람’으로 자신을 먼저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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